재미난 공부들/세미나 및 교육 기록

[멘토링] 반도체 인공지능 역량 강화교육

HR & 빅데이터 2021. 8. 20. 15:05

*2021-12-03 업데이트
모 기관의 반도체 공정 실무자 인공지능 역량강화 교육 과정에 멘토 자격으로 참가하여 프로젝트 튜터링을 했다. 이전 회사도 반도체업계였어서 내적 반가움이 컸다!


여러모로 멘토로서도 배운 것이 많은 교육이었기에, 이를 흘려보내기 아쉬워 반도체 데이터 분석 시 필요한 공정 도메인을 정리해보려 한다.
내가 공부하기 위해 만드는 자료라 내용이 계속 수정/업데이트 될 수 있다!


자.. 데이터 분석의 기본은 데이터에 대한 이해이다. (단, 문제 및 원인 정의, 관련 데이터 수집 단계를 제외한다는 전제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문제 정의 단계가 사전 설정되어 있다면 우리는 분석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인덱스가 생성, 축적, 업데이트, 삭제 되는 전 과정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산업 관련 지식(도메인) 이 필수이다.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도 다시 한번 느꼈다. 분석 스킬은 가르치는 우리가 좋을 수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업데이트 하고, 오류를 찾아내는 실무진들의 데이터 이해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이 분야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려면 이 둘 다를 가진 사람이 필요한데 찾기가 쉽지 않다 (--);;


[도메인 지식 - 반도체 공정 과정 설명]

*아래의 동영상을 같이 보면 더 좋다.
(출처: SK하이닉스 공식 유튜브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AcDn4bvW5IU )

 

반도체란?


도체와 부도체가 섞인 것. 이라고 하면 사실 비전공자인 나는 잘 안 와닿는다.

자, 모든 전자기기들 (컴퓨터, 핸드폰 등) 에는 그 내부에서 전기가 통하게 하는 부품이 있어야 한다.
실제 사진은 나중에 보도록 하고, 반도체 부품을 아래 리츠라고 생각하고 사이에 치즈를 전기라고 생각 해보자. 뽕뽕 뚫린 구멍이나 위/아래 크래커 사이에서 치즈가 새어나오게 되는데, 이 치즈(전기)가 마구잡이로 새어나오면 안되고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새어 나도록 해야 기계의 전기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돌아다니면서 제대로 기능을 할 것이다.
저 크래커 모양을 만드는 과정이 반도체 공정 과정이다.

 

처음에 동그란 쿠키를 굽고, 1층이면 1층, 2층이면 2층 이렇게 쿠키를 쌓기도 하고, 쿠키 표면에 구멍이 필요하면 원하는 모양 대로 뚫어준다.
베이킹 레시피가 존재하듯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도 이 단계들을 쪼개어 8단계로 나누었다. (*참고: 현업에서는 8단계 공정이 아니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며 재료에 따라도 전부 다르니 참고로만 살펴보도록 한다.)


1) 웨이퍼 만들기 Wafer Fabrication
쪼매난 크래커들을 찍어내려면 큰 크래커 반죽이 필요할 것. 이 반죽이 바로 웨이퍼Wafer이다.

출처: https://www.101cookbooks.com/homemade-cheese-crackers/

이렇게 생긴 반죽을

출처: https://palatablepastime.com/2018/03/13/crispy-homemade-cheddar-crackers/

이렇게 여러 개의 크래커로 만들 예정이다.

실제 웨이퍼는 그냥 커다란 실리콘 덩어리이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이다. 우리의 목표는 이 웨이퍼를 이렇게 저렇게 잘 다듬어서 이 사이로 전기가 쓱싹쓱싹 흐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기가 통하는 상태로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 웨이퍼를 놓고 여러 과정들이 필요하다.


2) 산화과정 Oxidation

이미지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Cqn-VTknVO0

빵 반죽도 원하는 식감을 위해서 화학적인 발효 과정이 필요한데, 반도체도 이와 같다. 덩그러니 주어진 특정 원자/분자 부도체 (실리콘 등)에 산소를 화학결합 시켜서 내가 원하는 물질로 부풀어오르게 한다. 여기서 '성장' 이라는 말이 쓰이는데, 이스트가 부풀어오르는 과정을 생각하면 쉽다.

실질적으로 보면, '실리콘 기판(=웨이퍼)위에 이물질을 쌓는 과정' 이다. 이 이물질이라 함은 산화제 (O2, H2O)라 하는데 산소랑 물이다. 산화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산화막' 생성이 공정의 목적이며 이 막의 두께가 중요 포인트 이다. 습식Wet 방식과 건식Dry 방식 두 종류가 있는데, 막이 생성되는 속도는 습식이 빠르지만 퀄리티 및 여러 면에서 건식이 낫기 때문에 건식을 많이 쓰는 편이다.

3) 포토공정 photo

이미지 출처: https://www.amodernhomestead.com/product/graham-cracker-cookie-cutter/

반도체의 구조(패턴)을 웨이퍼 위에 그리는 작업이다.

크래커 모양을 만들 때는 틀로 찍어내면 그만이지만..... 반도체는 (조금 많이) 복잡하게 생겼다.

이미지 출처: https://www.raconteur.net/supply-chain/when-the-chips-are-down-how-to-manage-the-global-semiconductor-shortage/

그냥 틀로 찍어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레이져로 미세하게 각인한다 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확히 말하면 강한 빛(UV)를 쬐어서 어디를 깎고, 어디를 남길 것인지 표시해 두는 과정이다.

주의할 점은 바로 깎는게 아니고, 이 단계에서는 표시만 해 둔다는 것.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PR 가 UV를 만나면 화학 반응, 즉 딱딱해지거나 녹기 직전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깎을 영역, 남길 영역을 표시할 수 있다. 앞에서 처리된 물질을 깔끔하게 닦고, 포토레지스트 씌우고, 빛 쪼여서 패턴 만들고, 균일성 향상 시키고.. 이런 과정으로 진행된다.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작업이며 이 기술을 가진 회사가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참고로 저걸 해내는 기계는 이렇게 생겼다. 가격은 5조원이다.



이 공정의 핵심 재료가 포토레지스트(감광액, 불화수소 성분) 인데 몇년 전에는 일본에서 이를 안준다 해서 산업 전체가 타격이었던 적도 있었다.
아 물론 삼성이 2년만에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뉴스 참고: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62017580217183)


3) 에칭 Etching

이미지 출처: https://www.breadandbasil.nyc/sourdough/cheddar-cheese-sourdough-crackers


자, 이제는 패턴 상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야 한다. 칼로 깎는 게 아니라 여러 화학/물리적 수단을 사용해서 만들고자 하는 반도체 구조에 맞게 깎아낸다. (산화막 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것 = 깎아내는 것이다.)

여기에도 대표적으로 습식/건식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습식의 경우 용액을 이용하고, 건식은 이온가스 등을 이용해 특정 부위를 제거하며 건식이 미세한 회로 구현에 더 용이하다. 하지만 비용이 높고 과정도 복잡한 것이 단점이다. 에칭을 너무 많이 하면 (과하게 깎으면) 불량이 나오기 때문에 적절한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5) 증착 Deposition
반도체는 다양한 물질들의 결합이다. 이 물질들에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작업이 증착과정이다. 차 유리에 필름 붙이는 것처럼, 웨이퍼 표면에 작은 가스분자를 천천히 불어넣어, 결합시키는 작업이다.

왜 가스를 불어넣을까? 이온을 표면에 붙이기 쉽게 만들기 위해서 이다.
에칭 가스를 주입해서 Generator에 높은 파워를 걸면 플라즈마 상태로 해리되는데 (즉, 가스가 에너지를 받으면 자유전자, 이온, 중성자로 분리되고 이것들이 기능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 나온 이온을 웨이퍼 표면에 가하면 에칭 작업이 이루어 진다. 이 레시피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깎이는 정도가 결정 된다.

6) 도금 Metallization
반도체 내에서 전기를 주고 받기 위한 금속 물질을 제작하는 것 이다. 구리Cu 알루미늄 Ai 텅스텐W등을 입혀서 전기가 흐르도록 한다. 치즈 크래커는 그냥 누르면 치즈가 나올텐데 반도체는 참으로 복잡하다.

7) ESD 품질검사단계
최종적으로 완성된 웨이퍼를 전기/온도적 특성등과 관련해서 잘 동작하는지 판단하는 단계이다.
목적은 '수율Yield 증가' 이다. (웨이퍼 한 장 기준 정상 작동 칩 갯수 / 전체 생산된 칩 갯수)

흥미로운 점은 전수조사이다. 웨이퍼 단위 혹은 Die/Chip 단위로 설비가 검사를 하나하나 진행하면서 각 부분들이 정상인지 확인한다. 그 전 공정들에서도 계속 샘플을 추출하여 Lot 흐름 별 계측 장비로 트래킹을 하긴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시 한번 전수조사를 한다. (*Lot: 설비에 맞게 Lot이 흘러가고 Lot별로 정해진 생산 프로세스가 있다. 중간에 프로세스가 껴들어가면 에칭을 두 번 하거나 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8) 패키징 (후공정)
7번까지가 핵심이고 공정 프로세스 상 EDS 이후를 후공정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앞단계들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했지만, 반도체가 점점 미세한 형태로 진화함에 따라 요즘은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패키징 기술이 좋아지면 칩 사이즈 축소, 절전, 시스템 효율성 향상이 가능하다. (출처: 참고기사2)

 



여기까지가 대략적인 반도체 공정에 대한 설명이다. 가능하면 이해하기 쉽게 치즈 크래커에 비유해서 쓰려고 했는데, 끝으로 갈수록 반도체 이야기만 한 것 같다.

제조/생산 데이터는 불량율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그러려면 어떤 게 불량인지 그 기준부터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불량을 일으키는 원인도 공학적인 관점에서 꿰뚫고 있어야 한다... 이걸 어떻게 아냐고? 사실 해당 공정에 있던 사람이 아니면 알 수가 없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사실 외계어처럼 생겼다. 다루던 사람이 아니면, 흰 것은 시트요 까만 것은 글자이다.

그래도, 혹여 초면인 반도체데이터로 분석을 해야 한다면, 위의 과정들을 상상하면서 Column들을 확인해 보면 좋겠다. 현장 경험이 없는 분석가라도, 전기전자/재료공학도가 아니더라도, 그나마 빠르게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